이병헌 송강호 주연의 비상선언이 개봉했습니다.
지난 대립군 리뷰에 이어 이병헌 주연의 광해 왕이 된 남자 리뷰하겠습니다.
역사를 기반으로 각색한 시대극
우선 영화를 리뷰에 앞서 이 영화는 역사적 왜곡과 고증의 오류가 있음을 먼저 알려 드립니다.
승정원일기에서 지워진 15일간의 기간동안 광해군으로 위장한 대역이 조선을 다스렸다고 가정한 팩션 영화입니다.
광해군은 평가가 나뉩니다.
제가 어릴적 역사를 공부할 때까지만 해도 광해는 그저 폭군이었고, 부정적인 견해가 주를 이뤘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배웠었고요.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광해군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작중에서는 하선이라는 인물을 통해 광해군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업적을 보여줍니다.
이병헌의 소름 돋는 1인 2역 연기
광해군과 가짜 광해군 하선을 연기한 이병헌의 연기는 감히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1인 2역 연기라고 자부 합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옷을 입었지만 표정과 말의 미묘한 무게감의 차이로 서로 다른 인물임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두 캐릭터를 잘 표현 했다고 볼 수 있죠.
출연진
광해군,하선 역의 이병헌
도승지 허균 역 류승룡
중전 역 한효주
내시 조 내관 역 장광
호위무사 도부장 역 김인권
궁녀 사월 역 심은경
줄거리(결말 포함)
오늘은 영화 줄거리와 영화 속 장면과 역사적 사실을 함께 설명하면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영화 오프닝에는 광해군일기에서 인용한 자막이 나옵니다.
‘광해군 8년, 역모의 소문이 흉흉하니 임금께서 은밀히 이르다. 닮은 자를 구하라. 해가 저물면 편전에 머물게 할 것이다.’
‘숨겨야 될 일은 조보에 내지 말라’
광해군일기. 2월 28일
-첫 번째 문단은 실제 광해군일기에 기록된 내용이 아니며 두 번째 문단만 실제 기록된 내용입니다.
극의 진행을 위해 각색한 부분입니다.
살벌한 표정의 광해군이 은수저의 색이 변한 것을 보고 크게 분노합니다.
과거 임진왜란을 수습하던 성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제 권력싸움에 목숨까지 위협받는 광해군은 두려움과 분노로 날이 갈수록 난폭해지고 있습니다.
광해군은 죽음에 대한 불안감에 자신을 대신해 닮은 자를 찾으라 명합니다.
(선조를 대신한 광해군이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찾는다는 것을 보니 지난 대립군 리뷰가 떠오르네요.)
외모와 목소리 모두 임금을 쏙 빼닮은 하선은 저잣거리의 만담꾼입니다.
하선은 약에 취해 쓰러진 광해군을 대신해 편전에 앉게 됩니다.
허균에게 임금의 궐 생활과 주의사항을 들으며 임금 흉내를 내던 하선은 권력 다툼의 핵심인물 박충서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한편 궁녀인 사월이의 가정사를 듣고 탐관오리들에게 핍박받는 백성들의 삶과 정치에 관심이 생긴 하선은 대동법을 시행하고, 명과 후금과의 전쟁에서 명나라와 사대의 명분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군대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백성들을 아끼는 참된 임금의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대동법은 모든 공물을 쌀로 통일하여 받는 조선시대 중기의 납세 제도입니다.
대동법의 시행 배경은 작 중 사월이의 이야기에서 잘 보여주었기에 간단하게 서술하겠습니다.
당시 조선의 납세제도는 각 지역의 특산물을 공물로 바쳐야 했는데 자연재해 등으로 납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특산물을 바쳐야만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납세하지 못하는 백성들은 관리가 공물을 대신 바치고 백성에게 몇 배의 이자를 받아 내어 백성들의 삶이 더욱 고단해졌습니다.
“그깟 사대의 명분이 뭐요? 도대체 뭐길래 2만의 백성들을 사지로 내몰라는 것이요!?
임금이라면, 백성들이 지아비라 부르는 왕이라면! 빼앗고, 훔치고, 빌어먹을지언정! 내 그들을 살려야겠소.
그대들이 죽고 못 사는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열갑절 백갑절은 더 소중하오!”
- 명나라에 군사를 보낼 때에 하선의 대사 中 -
-추가로 위의 상황인 조선, 명나라와 후금의 전쟁인 사르후 전투에서 후금은 그야말로 대승했으며,
명나라의 피해는 가히 궤멸 수준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고, 이후 명나라가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하선을 의심하기 시작하며 급기야 박충서는 가짜를 폐위한다는 명분으로 군사를 이끌고 왕의 옷까지 벗겨 진짜 광해군이라면 가지고 있을 가슴의 흉터를 확인했는데요.
하지만 허균의 재빠른 대처로 하선은 궐을 빠져나갔고, 박충서가 확인한 것은 진짜 임금 광해군이었습니다.
하선은 임금의 호위무사 도부장의 죽음을 무릅쓴 호위로 무사히 조선을 떠날 수 있었고, 배에 올라타 도승지 허균의 인사를 받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리뷰
영화 내용에서는 사대의 명분에 대해 좋지 않게 풀어냈지만 당시 명나라 황제 만력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병력을 지원하고, 쌀 100만 석을 보내 백성들의 굶주림도 해결해줬습니다.
사실상 명나라에 대한 사대의 예의가 아닌 만력제에 대한 예의인 것이며 어쩌면 명나라의 요청에 고민하는 것이 더 이상한 상황이었을지 모르지만 극적인 연출을 위한 각색인 듯합니다.
작 중 어찌 오랑캐에게 손을 내밀 수가 있냐고 주장했던 세력은 훗날 인목대비를 폐하고 영창대군을 죽였다는 명분으로 인조반정을 일으켜 광해군을 폐위시켰고,
그들이 말한 오랑캐는 청나라가 되어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일으키고,
조선의 백성들을 무자비하게 살육하였으며, 인조는 그 오랑캐에게 삼전도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참 역사란 모순적이면서 씁쓸한 것 같습니다.
천만 영화이며 이병헌의 코믹 연기와 1인 2역 연기를 모두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었는데 사실 이병헌의 코믹 연기에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전에 제가 본 이병헌의 작품은 아이리스,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 등 다소 무거운 캐릭터였기 때문이었죠.
한 명의 연기자가 두 가지의 캐릭터를 관객이 이렇게까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연기가 가능한 배우가 국내에 몇이나 될까요?
이상 광해, 왕이 된 남자 리뷰였습니다.
광해 영화 대립군 리뷰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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